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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들어도 반짝반짝 빛난다 1997년 어느날 음반 가게에서 일하는 후배에게 연락이 왔다. 편한 시간에 가게에 들리란다. 무슨 일인가 해서 들렸더니 내가 좋아할 음반이 있어서 챙겨두었단다. 고맙다는 인사를 건네고 CD를 받아 플레이어에 넣었다. 그리고 Vitalij Kuprij(keyboards)와 Greg Howe(guitars, bass) 둘이 펼치는 환상적인 연주에 시간 가는줄 모르고 빠져들었다. 무아지경이란 이럴 때 쓰는 말인 듯싶다. 오늘은 이 앨범에서 을 듣는다.Yngwie Malmsteen의 Rising Force 앨범과 함께 바로크 메탈의 최고작이라 생각된다.어느덧 30년 지난 앨범이지만 지금 들어도 반짝반짝 빛난다. 2024. 11. 13.
잉베이에게 헌사를 Yngwie Rip-Off Yngwie Malmsteen 등장 이후 속주 기타의 시대가 열렸다. 1930년대 자동차 스피드 경주 시대가 이러지 않았을까 싶다. 자고나면 더 빠른 자동차가 등장했듯 더 빠르고 더 어려운 테크닉을 선보인 연주자들이 쏟아졌다. 특히 1986년부터 전영혁의 음악세계(당시는 '25시의 데이트')를 통해 거의 매일 쏟아지는 속주 기타리스트들을 들으며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개인적으로는 그 중에서 Paul Gilbert가 마음에 들었다. 많은 속주 기타리스트들이 밴드보다는 솔로로 활동했지만 그는 늘 밴드의 기타리스트였다.첫 소개는 Racer X 리드 기타리스트였고 로 엄청난 상업적 성공을 거둘 때에는 Mr.Big의 기타리스트였다.자신이 돋보여야 하는 솔로보다 늘 밴드의 기타리스트 자리를 맡아 활동하는 그가 .. 2024. 11. 12.
'충격과 전율'이란 단어 외에 표현할 적당한 단어가 없었다 1984년 가을 이맘때였다. 그날도 '황인용의 영팝스'에 전영혁 선생이 출연했다. 그런데 "지미 헨드릭스 이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나타났다"며 유달리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지미 헨드릭스 이후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구? 어떤 기타리스트일지 궁금증이 앞섰다. 그리고 첫 곡으로 를 들려주었다.https://youtu.be/PTjSKmvzj5o?si=4B9BgCW4i4-33IRCYngwie Malmsteen - Black StarOMG.  한번도 듣지 못한 연주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Yngwie Malmsteen.(그 시절에는 잉베이가 아니라 잉위로 읽었다) 첫 곡의 충격이 끝나자마자 이 방송에서 흘러나왔다.  헉!'충격과 전율'이란 단어 외에 표현할 적당한 단어가 없었다. 다음날 학교에 가.. 2024. 11. 11.
가장 빛나던 시절에 바치는 헌사 Beatles의 이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 'Record of the Year'와 'Best Rock Performance' 후보에 올랐다. 수상을 기대하지는 않는다.전설이 남긴 마지막 곡이 그래미 후보에 올랐다는 사실만으로도 비틀매니아의 한 사람으로서 반갑고 벅차다.지난 2월 시민언론 민들레에 쓴 글을 첨부한다."가장 빛나던 시절에 바치는 헌사: 비틀즈, 'Now And Then'https://www.mindle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6899 가장 빛나던 시절에 바치는 헌사 : 비틀즈, 'Now And Then'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2023년 11월 2일, 비틀즈의 마지막 신곡 이 공개됐다. 1980년 존 레논이 암살되고 2001.. 2024. 11. 10.
남과 나를 비교하는 것은 완전히 바보같은 일일 뿐이야 신해철 10주기를 맞아 추모의 뜻으로 한 2주정도 그의 노래와 발자취를 더듬어 보았다. 하루하루 글을 쓰며 그와 함께 참 많이 울고 웃으며 한 시절을 보냈구나 싶다. 올해 초 작고하신 김민기는 사표(師表)로서 세상과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을 배우고 키웠다면 신해철은 친구처럼 생각과 감정을 나누지 않았나 싶다.  물론 신해철과 개인적으로 만난적은 없다. 하지만 서강대 교정을 거닐며 이 즈음에서 담배를 피고 밥을 먹고 이런 풍경을 보았겠다는 짐작과 상상을 했다.  그를 추모하는 마지막 글로 를 골랐다. 이 곡의 매력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신해철의 가사와 다른 하나는 Queen의 Brian May를 연상시키는 김세황의 기타 솔로다. 먼저 이 곡은 어린 시절 만화영화에 나오는 주인공을 통해 영웅의 상을 그린.. 2024. 11. 9.
신해철과 Queen 신해철의 고스트 스테이션 2011년 11월 11일자 방송은 Queen 특집이었다. Next 5.5집 'ReGame?' 앨범 자켓에서 알 수 있듯 Queen에 대한 존경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이날 방송에서 Queen이 걸어온 길을 잘 정리했다. 특히 록음악 매니아이자 창작자로서 Queen이 어떻게 소리를 만들고 쌓았는지 설명하는 대목은 인상적이었다.8트랙 채널에서 수십번 오버더빙을 통해 녹음하고 소리를 쌓은 후 빈 채널을 만들고 그 공간에 다시 소리를 쌓는 지난한 과정을 알기 쉽게 설명했다. 또, Brian May가 아버지와 함께 나무를 구해 자신만의 일렉 기타를 만든 일은 널리 알려진 이야기지만 신해철의 입담과 목소리로 들으니 처음 듣는 이야기처럼 재미있다.듣다 보면 영화 'Bohemian Rhapsod.. 2024. 11. 8.
닐영에게 심심한 위로를 토론토 출신 Neil Young은 트럼프가 막무가내로 자신의 노래를 선거 로고송으로 사용하자 그에게 반대표를 던지기 위해 2020년 미국 국적을 취득했다. 그리고 2006년 발표한 'Living with War' 앨범에서 가사를 수정해 트럼프 비판에 나섰다. 이 곡은 원래 Barack Obama를 응원하고 지지하기 위한 노래였다. 2006년이면 George W. Bush 대통령 집권 시기로 아직 Barack Obama는 차기 대통령으로 거론되지 않던 때였으니 꽤 앞선 지지 선언이었다.   Neil Young은 2020년 버전에 "미국에는 흑인의 삶이 중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우리 집 주변에 벽을 쌓는 지도자가 있다"(America has a leader building walls around our h.. 2024. 11. 7.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얼마전 유퀴즈온더블럭에 신해철 자녀들이 출연했을 때 2014년 장례식 영상이 짧게 스쳤다. 장례 마지막에 유족과 모든 이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화면에 신해철 아들이 이 노래를 씩씩하게 부르는 모습이 잡혔다.7살 녀석이 애비의 죽음을 알까 싶어 울컥했다.이 노래의 매력은 이 구절의 강렬함 때문이다.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생의 마지막을 '미련없이' 한 단어로 극적이게 표현했다.누구나 한번은 마주할 죽음에 어찌 미련이 없을 수 있을까.회한과 후회, 근심과 걱정 등 여러 감정과 생각이 겹치며 생에서 사로 넘어가는 순간이다.이때 '미련없이'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해탈 또는 초월로 이해할 수 있기에 울림이 있다.예수님이 숨을 거둘 때 '다 이루었다'는 말을.. 2024. 11. 6.
충분한 맥주가 주어지면 행복한 이들 Judas Priest와 쌍벽을 이루는 Iron Maiden.신해철은 2011년 11월 17일 고스트 스테이션 Iron Maiden 특집에서 이들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녹음이 끝나고 충분한 맥주가 주어지면 행복한 이들이 한 문장에 공감되면 진짜 Iron Maiden 팬이다.고스트 스테이션 방송을 듣다 보니 에일 맥주 Trooper 땡긴다.아래는 Iron Maiden Beer 홈페이지다.https://www.ironmaidenbeer.com/ HomeA RANGE OF PREMIUM BEERS CREATED BY IRON MAIDEN Latest News FIND UK BEER FIND US BEER Merch Storewww.ironmaidenbeer.com내친김에 전에 쓴 Iron Maiden 맥주 Tr.. 2024. 11. 5.
동양에서 온 신비한 뮤지션 'Monocrom' 앨범이 다시 조명은 받은 계기는 Judas Priest 때문이었다. Judas Priest의 2001년작 'Demolition'에 수록된 가 'Monocrom'에 를 표절한 것이다. 다들 설마 했다. 그런데 들어보면 똑같다. 어떻게 된 일일까? 변두리 아티스트도 아닌 Judas Priest가 신해철의 곡을 표절하다니 말이다. 사연인즉 신해철이 영국에 머물 때 Chris Tsangrides와 작업을 했는데 그때 녹음한 음원을 챙기지 않고 미국으로 넘어 갔다. 이를 Chris가 신해철 동의 없이 무단으로 신보 작업 중인 Judas Priest에게 넘기며 사달이 난 것이다.아직 못 들어 보신 분을 위해 두 곡을 비교해 들을 수 있게 링크를 남긴다.   모노크롬(Monocrom) - Mach.. 2024. 11. 4.
그 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세기말이라 불린 1999년에 나온 신해철의 'Monocrom' 앨범은 평이 안좋았다.전작인 'Crom's Tech Works'에서 한발 더 나갔으니 평이 좋을리가 없었다.악평이 넘쳐 나 역시 이 앨범은 건너 뛰었다. 후에 이 앨범을 다시 들은건 Crash 때문이었다. '인디피워 2001'에 수록된 Crash 버젼인 를 듣고 원곡을 찾아 들었다.원곡보다 헤비하고 공격적인 Crash 버젼이 더 낫다.Crash는 5집 'The Massive Crush'에 수록했고 TTL 광고 음악으로도 쓰였다."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그 나이를 쳐먹도록 그걸 하나 몰라" 안흥찬의 샤우팅으로 듣는 이 대목은 묘한 통쾌감을 준다.    Crash -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from 인디피워 2001) https://y.. 2024. 11. 3.
가진 것은 남아도는 시간들 뿐 신해철은 1997년 12월 넥스트 활동을 마감하고 영국으로 떠난다. 그리고 1998년 2장짜리 전자사운드로 채워진 'Crom's Techno Works' 앨범을 공개한다.Crom은 영국의 올리버 크롬웰에서 따왔다.크롬웰은 철권통치를 휘두른 독재자로 평가되기도 하고 청교도 혁명을 이끈 구국의 영웅으로 떠받들기도 한다.이 앨범에는 와 이 담겨 있다. 는 많이 알려졌으나 은 실험성이 강해 덜 조명받았다.일반적으로 매미는 굼벵이로 수년을 땅 속에 있다 약 20일에서 한달동안 살다 생을 마감한다. 종에 따라서 굼벵이로 땅 속에서 2년 머무는 놈도 있고 미국 사이클릭 매미는 13-17년을 보낸다 한다. 여기서 신해철이 이야기하는 매미는 여름에 세상에 나온 놈이 아니라 겨울에 나온 녀석이다. 여름이 아닌 겨울에 나왔.. 2024. 11. 2.
고맙다는 말 대신 미안타는 말 대신 2002년 대선에서 신해철은 노무현 찬조연설자로 나섰다. 아이가 "아빠는 2002년 뭘했어?"라고 물으면 답하기 위해서 연사로 나섰다고 밝혔다. https://youtu.be/rEqwHndhEF0?si=ESRMiwGSgmmm692q신해철 노무현 TV 찬조연설 (2002)2009년 노무현 대통령이 서거했다.서거 소식을 듣고 밀려오던 황망함, 분함, 슬픔 등 복잡미묘한 감정은 어제일처럼 생생하다.그렇게 3년의 시간이 흐른 2012년 노무현 대통령 추모앨범 '탈상, 노무현을 위한 레퀴엠'을 공개했다.신해철이 노래한 에서 "나는 그대가 밉고 또 밉고 또 미워서/고맙다는 말 대신 미안타는 말 대신/그대가 남겨둔 화분에 눈물을 뿌린다"는 구절을 들을 때면 울컥한다.노대통령의 유서 가운데 "너무 슬퍼하지 마라. 미워.. 2024. 11. 1.
아버지와 나 2024년 KS는 기아 타이거즈가 우승했다. 마지막 아웃 카운트를 잡은 이는 기아의 마무리 투수 정해영이었다. 자신의 손으로 팀의 우승을 매조졌으니 얼마나 기뻤겠는가. 1993년 해태 타이거즈 우승 당시 포수는 정회열이었다. 우승이 확정되자 선동열을 얼싸안고 기쁨을 나누었다.정회열은 정해영의 아버지다. 아버지와 아들이 타이거즈 우승을 맛본 것이다.그것도 우승을 확정 짓는 순간 투수와 포수로 나란히 그라운드에 섰다.우승 다음날 정해영은 두 팔 벌려 정회열에게 달려가는 사진을 올렸다. 2024년 우승 직후 자신의 사진과 1993년 우승 당시 아버지 사진을 합성했다. 비록 합성이지만 부자가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모습은 뭉클하다. 부자가 같은 팀에서 같은 곳을 바라보며 공통의 경험을 나누었다.내가 너고, 네가 .. 2024. 10. 31.
난 한 번쯤은 저 산을 넘고 싶었어 영화에는 안나오는 곡이지만 신해철의 'Jungle Story' 앨범에서 이 곡이 좋았다. 사람들은 가 좋다 말할 때 난 이 곡에 더 애착이 갔다. 김세황의 기타 솔로도 좋고 김동률의 스트링 편곡도 뭉클했다. 무엇보다 속으로 삭이듯 읊조리는 신해철의 목소리는 자기 내면의 소리를 전하는 듯싶어 더 절실하게 다가왔다. 물론 이것도 계산된 편곡이겠지만... 그래, 산 위에 서면 세상이 다 보일 줄 알았지. 이제 곧 해도 저물고 내 앞에 꽃길만 있는 게 아니라는 걸 안다. 때론 넘어지기도 하고 길을 잃고 헤메기도 하겠지만 난 여전히 걷고 있어. 중요한 건 바로 그거다.지치고 쓰러지고 좌절하더라도 나는 한발 두발 앞으로 나아간다는 것. 오늘도 그의 노랫말에 위로를 얻는다.난 한 번쯤은 저 산을 넘고 싶었어 그 위에.. 2024. 10.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