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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Doctor's Music Box/Music Essay

'충격과 전율'이란 단어 외에 표현할 적당한 단어가 없었다

by Mr.Doctor 2024. 11. 11.

Yngwie Malmsteen - Far Beyond The Sun

1984년 가을 이맘때였다.
그날도 '황인용의 영팝스'에 전영혁 선생이 출연했다.
그런데 "지미 헨드릭스 이후 최고의 기타리스트가 나타났다"며 유달리 흥분된 목소리로 말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지미 헨드릭스 이후 최고의 기타리스트라구?
어떤 기타리스트일지 궁금증이 앞섰다.
그리고 첫 곡으로 <Black Star>를 들려주었다.
https://youtu.be/PTjSKmvzj5o?si=4B9BgCW4i4-33IRC

Yngwie Malmsteen - Black Star

OMG. 
한번도 듣지 못한 연주였다.
그 주인공은 바로 Yngwie Malmsteen.
(그 시절에는 잉베이가 아니라 잉위로 읽었다) 

첫 곡의 충격이 끝나자마자 <Far Beyond The Sun>이 방송에서 흘러나왔다. 
헉!
'충격과 전율'이란 단어 외에 표현할 적당한 단어가 없었다.

다음날 학교에 가니 난리가 났다.
"너 어제 들었어?"가 아침 인사였다.
그 시절 수많은 메탈키즈의 가슴에 불을 질렀다.

이튿날 전영혁 선생은 영팝스에 나와 <Icarus' Dream Suit Op.4>를 들려주었다. 
속된 말로 게임 끝났다.
https://youtu.be/YluYl4eOjBc?si=sbF5jN2Qo1gCqzfE

Yngwie J. Malmsteen - Icarus' Dream Suite Op. 4

잉베이의 등장은 Baroque Metal 또는 Neo-Classical Metal의 시작이자 기타 속주 시대를 여는 서막이었다.   
당시 Ritchie Blackmore는 Yngwie Malmsteen을 처음 듣고 "누가 (LP를) 44회전에 맞췄냐"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안타깝게도 이 솔로 데뷰작은 그의 최고작으로 남았다.
이 데뷰작에 그의 모든 것을 쏟아 부었기 때문이겠지만 바로크 메탈의 한계인 측면도 있다.
다시 말해 실내악에서 바이올린이나 비올라의 솔로 파트를 일렉 기타로 바꾸었을 뿐 형식미는 그대로 따랐기에 이게 저거 같고 저게 이거같다.
짜여진 형식미에 갇혀 쉽게 질린다.
그럼에도 최고작으로 남을 수 있던 이유는 Jens Johansson(keyboards), Jeff Scott Soto(Vocals)와 같은 이들과 협연했기 때문이었다.
Yngwie Malmsteen은 여러 뮤지션들과 협연했지만 이들과 함께 했을 때 제일 빛났다.
특히 Johansson 형제와 협연에서 늘 최상의 결과물이 나왔다는 점을 상기하면 그에게 필요한 이가 누구인지는 명확하다. 

생각해보니 벌써 40년 전 일이다.
지금 들어도 Yngwie Malmsteen의 <Far Beyond The Sun>은 뜨겁다.
잉베이의 기타와 요한슨의 키보드는 용호상박이자 호각지세다.
턱밑에 수염이 나기 시작하던 그 시절로 돌아가는 소중한 티켓이기도 하다.

추신> 자료를 보니 이 앨범이 발매된 날이 1984년 11월 10일이다.
그 시절 정보도 변변치 않았을텐데..
발매되자 마자 들려주신 전영혁 선생께 고마움의 인사를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