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동진이 이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나무가 되어'(2016).
약간의 잡음이 섞인 몽환적 분위기의 <섬 안의 섬>이 좋았다.
슬쩍슬쩍 현 위를 미끄러지는 조동익의 베이스 소리나 덤덤한 첼로 소리도 정겹다.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정현종의 시 '섬'이 떠올랐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
단 두 문장이지만 울림이 있다.
푸른 빛 속을 지나 어둠의 바다를 지나
우리 처음 만나기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섬 안에 섬
섬 안에 섬
조동진의 이 대목은 정현종에게 보내는 답시(答詩)처럼 들린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는 그 곳.
그 곳에 가려면 푸른 빛, 어둥의 바다를 지나 예전에 우리가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나야 한다네."
그의 노래도 더 듣고 싶은데...
20년만에 세상에 나와 음반 한 장을 툭 던지고 표표히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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