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박노해 시집 '노동의 새벽' 20주년.
장사익 목소리로 듣는 <노동의 새벽>은 먹먹했다.
싸이와 NEXT가 함께 한 <하늘>도 좋았다.
돌이켜보니 이런 음반 기획하고 만드는 이가 신해철 말고 또 있을까 싶다.
우리 세 식구의 밥줄을 쥐고 있는 사장님은
내 하늘이시여, 그래 그분이시여
그분의 뜻에 따라 나는 굶을 수도,
죽을 수도, 잘 수도, 살 수도, 날 수도 있어
한 사람의, 아니 한 가족의 밥그릇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에, 뭐 어쩌겠니 예
고로 나는 그분에게 목숨 건 기계 노예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감사해 울고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우리 모두 서로가
푸른 하늘이 되는..
프레스에 찍힌 나의 손을 들고 병원에 찾아갔을 때
내 손을 붙일 수도, 병신을 만들 수도 있는
의사 선생님은 내 하늘이시여, 그래 그분이시여
그분의 뜻에 따라 나는 오른손잡이,
왼손잡이, 짝짝이, 외팔이가 될 수도 있어
한 사람의 나의 한쪽 손의 생명을
좌지우지 할 수 있기에, 뭐 어쩌겠니 예
고로 나는 그분에게 살려달라 애원하네
죽으라면 죽고, 살라면 감사해 울고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우리 모두 서로가
푸른 하늘이 되는, 그런 세상이고 싶다
그런 세상이고 싶다.
나는 어디에서, 나는 누구에게 하늘이 되나
대대로 이 바닥으로만, 이 바닥으로만 살아온
힘없는 내가, 이제 막 아장 걸음마 시작하는
미치게 이쁜 우리 아가에게만 흔들리는, 하늘이여
아, 우리도 하늘이 되고 싶다
짓누르는 먹구름 하늘이 아닌
우리 모두 서로가
푸른 하늘이 되는..
높이 있는 사람, 힘 있는 사람
돈 많이 있는 사람
내겐 모두, 하늘 같은 사람
결국에는 사람, 모두 다 똑같은 사람
그중에서 우리의 생을 관장하는
하늘 같은 사람, 희뿌연, 시커먼, 하늘 같은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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