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종주할 때 일이다.
한참 능선을 오르락 내리락하며 지루하고 지치고 한발 내딛을 때마다 숨이 턱턱 막힐 때 갑자기 눈 앞에 너른 평야가 펼쳐졌다.
탁 트인 시야와 그 밑에 펼쳐진 운해.
세석평전이다.
말로 옮기기 힘든 감동이었다.
Asia의 <Cutting It Fine> 후반부를 들을 때면 그 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긴박하게 진행하다 모든 악기를 지우고 등장하는 Geoff Downes의 키보드 연주는 눈 앞에는 너른 평야, 위로는 파란 하늘, 그리고 발 밑으로는 하얀 운해가 펼쳐진 지리산 세석평전을 닮았다.
오늘은 2010년 High Voltage Live로 듣는다.
세석평전을 닮은 <잘게 짜르기>. Cutting It F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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