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부지런히 찾아 듣는다 했어도 이런 음반도 있었구나 싶을 때가 있다.
몇 년 전 우연히 알게 된 길옥윤의 Saxophone과 이생강의 대금이 어울린 1987년작 '민속악과 째즈'가 그런 음반이다.
때맞춰 비트볼에서 이 음반을 LP로 재발매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 음반의 가치를 알아보는 이가 있구나 싶어 반갑기도 하고 신기하기도 했다.
하지만 CD로 가지고 있어 재발매 LP를 주문하지는 않았다.
돈도 없고...
한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이자 색소폰 연주자인 길옥윤과 대금 명인 이생강의 만남은, 재즈와 국악, 장르는 다르지만 두 대가의 만남만으로도 의미가 있어 흥미로웠다.
이성진(장구)과 유복성(Bongo)도 함께 했다.
1986년 이들의 잼 연주를 녹음해 1987년 발매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앨범은 단 2곡, <대금과 봉고>와 <사물과 색소폰>만 있다.
이 가운데 25분에 걸친 <사물과 색소폰>은 사물(꽹과리, 징, 북, 장구)이 뒤를 받치고 색소폰과 대금이 논다.
이질적일 듯한 악기들이 잘 어울렸다.
실험성이 돋보이지만 난해하지 않다.
당대 최고 연주자들의 명연은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들어도 빛난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사물 중 장구(이성진)를 빼곤 누가 연주했는지 적혀 있지 않다.
2022년 비트볼 재발매 LP에도 이성진과 그의 사물놀이 팀으로만 적고 있다.
이름 없는 연주자로 남았다.
무명씨들에게도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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