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유퀴즈온더블럭에 신해철 자녀들이 출연했을 때 2014년 장례식 영상이 짧게 스쳤다.
장례 마지막에 유족과 모든 이들이 이 노래를 불렀다.
화면에 신해철 아들이 이 노래를 씩씩하게 부르는 모습이 잡혔다.
7살 녀석이 애비의 죽음을 알까 싶어 울컥했다.
이 노래의 매력은 이 구절의 강렬함 때문이다.
나 언젠가 심장이 터질 때까지 흐느껴 울고 웃다가
긴 여행을 끝내리 미련 없이
생의 마지막을 '미련없이' 한 단어로 극적이게 표현했다.
누구나 한번은 마주할 죽음에 어찌 미련이 없을 수 있을까.
회한과 후회, 근심과 걱정 등 여러 감정과 생각이 겹치며 생에서 사로 넘어가는 순간이다.
이때 '미련없이'는 모든 것을 내려놓은 해탈 또는 초월로 이해할 수 있기에 울림이 있다.
예수님이 숨을 거둘 때 '다 이루었다'는 말을 남긴 것도 이런 맥락으로 이해할 수 있다.
신해철은 2003년 7월 1일자 고스트 스테이션에서 이 대목을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사실은 바다에 도착했을 때, 어차피 이 아이(장어)는 살 수가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죠.
그래서 "내가 가야할 지역이, 내 목숨이, 생명이 유지되지 않는 지역이라면 그것마저도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세계를 볼 수 있다면, "아 따가 아 따가"하며 죽어가는 단말마의 고통과, 그 짧게 거기에 도달했지만, 결국에는 거기서 생명이 유지되지 않는 현상도 받아들이겠다"라고 이 장어는 얘기합니다.
어... 그러니까, "죽든 말든 뒈지든 말든 씨바 난 거길 가고 말아야겠다"하는 이야기죠.
그리 낭만적이거나 철학적이지 않은 설명이었다.
그래서 꿈보다는 해몽이다 싶기도 하다.
아래는 신해철의 고스트스테이션 "민물장어의 꿈" 해설 방송이다.
해석은 각자의 몫이다.
https://youtu.be/i8vXW43n5YQ?si=4AbETZOga-ucuh9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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