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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Doctor's Music Box/Music Essay

거자필반(去者必返)

by Mr.Doctor 2024. 10. 4.

The Zombies - A Rose For Emily (Alternate Version)

요즘 출퇴근 시간에 듣는 음반은 The Zombies의 대표작인 'Odessey And Oracle'(1968)이다.
들을수록 빠져들어 며칠째 계속 듣고 있다.
2분 30초-3분 안짝의 짧은 곡들인데 곡마다 개성이 강하다.
리드 악기는 키보드다.
60년대 후반 기타가 밴드의 중심을 맡는 상황에서 대단히 독특한 사례였다.
Rod Argent 키보드는 때로는 클래시컬하게, 때로는 사이키델릭하게 피아노, 하프시코드, 멜로트론, 올갠을 넘나들며 넘실거렸다.
또, Colin Blunstone의 지극히 평범한 보컬과 비치 보이스 스타일의 화음 역시 잘 어울렸다.

특히 <A Rose For Emily>는 첼로와 멜로트론이 쓰이지 않은 버젼을 앨범에 수록했으나 1998년 30주년 기념 앨범에는 두 악기를 쓴 alternative 버젼을 공개했다.
개인적으론 이 버젼이 더 낫지 않나 싶다.

한편, Zombies는 이 앨범을 녹음하고 앨범 발매를 앞둔 1967년 말에 해체했다.
이듬해인 1968년 <Time Of The Season>이 크게 히트했다.
물 들어 왔으니 노 저을 법도 했지만 헤어진 멤버가 다시 모이는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들이 다시 모인 건 40년이 지난 2008년 3월이다.
그리고 'Odessey And Oracle'를 통채로 연주했다.
스무살도 안된 청년들이 헤어져 꽤 오랜 시간을 돌고 돌아 환갑을 바라 보는 나이에 다시 마주한 셈이다.
거자필반(去者必返)의 사례다.

오늘은 <A Rose For Emily>의 alternative 버젼과 40주년 기념 공연 실황을 듣는다.

The Zombies - A Rose For Emily (40th Anniversary Concert)
https://youtu.be/ksCuoG3t6_c?si=7DHux6T1sEyhq08t

The Zombies - A Rose For Emily (40th Anniversary Conce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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