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Dr.Strangelove의 부제는 How I Learned To Stop Worrying And Love The Bomb다.
우리말로 옮기면 '어떻게 걱정을 멈추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는가' 정도로 이해할 수 있다.
미소 냉전시대 핵경쟁으로 언제든 상대를 지구상에서 지울 수 있는 힘을 갖게 된다.
동시에 이 파괴력은 서로를 공멸로 이끌 수 있기에 핵사용을 억제한다는 공포의 균형으로 이어진다.
아이러니란 이런 공포의 균형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싶다.
서로를 파괴할 수 있기에 서로 그 힘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역설.
그런데 한번 더 생각하면 적대감을 지우면 굳이 그런 힘 자체가 필요한지 의문이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은 예술가답게 그런 잡스러운 짓 그만두고 걱정을 멈추고 사랑하는 법이나 배우라고 일갈한다.
영화 속 등장인물들은 사회적 지위가 높지만 무언가 어설프고 한심하다.
그런데 문제는 스크린에 그칠 듯싶지 않다.
현실에서도 저런 이들에게 핵무기 버튼이 맡겨져 있다고 생각하면...
오싹하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장면은 마지막 Vera Lynn의 <We'll Meet Again> 노래가 흐르며 이어지는 핵폭발 장면이다.
폭발 장면은 하나하나 굉장하나 동시에 섬찟하다.
모두를 지워버릴 폭발을 보며 듣는 <We'll Meet Again>은 그래서 더 서늘하다.
저 폭발 앞에서 다시 만날 수 있을까?
https://youtu.be/FeFKuUq8qx8?si=UuFvjxfbh0IZ_hb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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