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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Doctor's Music Box/Music Essay

1985 그리고 Loudness

by Mr.Doctor 2023. 12. 28.

Loudness - Rain

80년대 한국의 메탈 키즈에게 라우드니스는 특별한 존재다. 엄밀히 말하면 질투와 동경일 것이다. 1985년 <Crazy Night>, <Like Hell>, <Heavy Chains>로 이어지는 'Thunder in the East'는 한마디로 충격이었다. 동양인에게 헤비메탈은 어렵다는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부셨고 Michael Schenker나 Judas Priest, Iron Maiden 등 당대 메탈그룹과 견줄만한 완성도에 전율했다. 지금 들어도 잘 만들었다.

그런데 Loudness가 일본그룹이라는 사실에 망설임 없이 엄지척 내밀기엔 껄쩍지근했다. 눈을 돌려 국내 록그룹이라고 해도 송골매나 이치현과 벗님들 정도였으니 메탈 키즈가 느낀 간극은 너무 컸다. 이 열패감은 이듬해 시나위, 부활, 백두산에 대한 열렬한 환호와 지지, 기대로 폭발하는 자양분이 되었다 할 수 있다. 오죽했으면 부활 1집 뒷면에 "라우드니스 팬 클럽 회장에게 편지를 보냈다. 라우드니스를 지옥으로 보낼 것이라고" 적고 있으니 당시 분위기를 알만하다. 우리도 Loudness처럼 근사한 메탈그룹을 가져보자는 생각, 미제나 일제를 국산으로 대체할 수 없을까는 기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던 셈이다. 즉, Loudness를 통해 증폭된 열망을 시나위, 부활, 백두산을 통해 투영하며 열광했다 할 수 있다.

부활 1집 뒷면

Loudness가 2018년 1월말 새 앨범 'Rise to Glory'를 공개했다. 통산 28번째 앨범이다. 이 앨범 가운데 <Rain>은 <Ares' Lament>(영어 버젼 <So Lonely>)를 연상시킨다. 단조인 멜로디 라인이 쫄깃쫄깃하다.
한 세대가 지난 지금 당시를 생각하면 피식 웃음이 난다. "지옥으로 보낼 것"이라는 비장함이란... 
국적을 떠나 쉼 없이 활동하는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https://youtu.be/czjnSC0Fjmk?si=w2HhxXGPF0vF21M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