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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동진6

흰 눈이 하얗게 이틀 동안 눈이 많이 내렸다. 나뭇가지마다 흰눈이 수북이 쌓여 축 늘어졌다. 눈대궐이라는 말이 절로 나온다.  내일이면 녹아 질컥거리겠지만 햇빛에 쨍한 하얀눈이 이쁘다. 조동진의 를 듣는다. 가사가 한폭의 풍경화다. 어린 나뭇가지 끝에 찬바람 걸려 담 밑에 고양이 밤새워 울고 조그만 난롯가 물 끓는 소리에 꿈많은 아이들 애써 잠들면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흰 눈이 하얗게 2024. 11. 28.
섬 안에 섬 조동진이 이 세상을 뜨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나무가 되어'(2016). 약간의 잡음이 섞인 몽환적 분위기의 이 좋았다. 슬쩍슬쩍 현 위를 미끄러지는 조동익의 베이스 소리나 덤덤한 첼로 소리도 정겹다. 이 노래를 들었을 때 정현종의 시 '섬'이 떠올랐다.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단 두 문장이지만 울림이 있다.푸른 빛 속을 지나 어둠의 바다를 지나 우리 처음 만나기 이전으로 다시 돌아가는 길 섬 안에 섬 섬 안에 섬조동진의 이 대목은 정현종에게 보내는 답시(答詩)처럼 들린다.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는 그 곳.  그 곳에 가려면 푸른 빛, 어둥의 바다를 지나 예전에 우리가 만나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길에 지나야 한다네." 그의 노래도 더 듣고 싶은데...20년만에 세상에 나와 음반 한 .. 2024. 11. 21.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이 계절이면 생각나는 노래. 조동진의 .어둠은 벌써 밀려왔나 거리엔 어느새 정다운 불빛 그 빛은 언제나 눈앞에 있는데 우린 또 얼마나 먼 길을 돌아가야 하는지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개인적으론 이 대목이 참 좋다.한 편의 풍경화처럼 그림이 그려진다.가로등이 켜지고 연인이 다정히 걸어가는 그런 장면이 연상된다.한편, 코러스에는 소리두울(장필순, 김선희), 강인원, 하덕규가 참여했다. 2024. 11. 20.
긴 긴 다리 위에 저녁 해 걸릴 때면 날이 쌀쌀해졌다. 집에 오는 길에 바람에 뒹구는 낙엽을 보다 이 노래가 생각났다. "긴 긴 다리 위에 저녁 해 걸릴 때면" 노래를 흥얼거리며 낙엽을 밟으니 바스락 소리가 났다.여담이지만 언제 들어도 이 노래는 1979년 버젼이 1986년 재녹음 버젼보다 낫다. 2024. 11. 19.
나이 일흔에 바라 본 세상은 어떨까? 나이 일흔에 바라 본 세상은 어떨까? "어제처럼 오늘을 사는거지 뭐." 늘 그랬듯 나직히 대답한다. 고맙다. 조동진이 남긴 마지막 선물, '나무가 되어' 앨범 중 . https://youtu.be/KSGQbX2fkZ0?si=XPoE7mgihKP0L2PT 2024. 1. 5.
나뭇잎 사이로 가을이면 떠오르는 노래 가운데 하나는 조동진의 다. 서정적인 노랫말과 멜로디에서는 가을 낙엽 냄새가 난다. "나뭇잎 사이로 파란 가로등 / 그 불빛 아래로 너의 야윈 얼굴" 괜히 조동진을 '음유시인'이라 부르는게 아니다. 1970년대 말에 만들었음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다만 바가지 머리에 무표정한 얼굴 그리고 그 사이를 지나는 배 한척. 자켓은 정말 촌스럽다. 조동진은 1979년, 1980년 - 1집과 2집을 발매했는데 우리에게 익숙한 건 1986년 재녹음 버젼이다. 1979년과 1980년, 1집과 2집은 '동방의 빛' 멤버들이 참여해 앨범을 빛내주고 있다. 조동진은 모든 곡을 작사, 작곡하는 싱어송라이터였지만 1집에서는 고은 시에 곡을 붙인 , 그리고 2집에서 은 허영자 시에 곡을 붙였다. 훗날 '.. 2023. 1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