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과 변절

Phil Collins - Sussudio

Phil Collins의 솔로 앨범 'No Jacket Required'가 나왔을 때 든 생각은 '저 양반 그동안 어떻게 참았디야'였다.
모르는 사람에겐 멋진 팝넘버이지만 Genesis 시절을 아는 이에겐 노골적인 상업 노선에 거부감과 냉소를 자아냈다.
안 그래도 말랑말랑해진 Genesis 음악에 불만이었는데 솔로 앨범은 실험정신은 다 버린 채 팝으로 채웠다.   
심지어 <Sussudio>는 댄스곡이다.
브라스도 쓰고 율동 수준이지만 춤도 춘다.

물론 팝이라 나무랄 일은 아니다.
좋게 보면 다양한 재주를 가진 팔색조라 할 수 있다.
반면, 돈되는 곡으로 인기 좀 얻겠다는 변절로도 이해할 수 있다. 

한 사람을 이해하는데 단면이 모두를 말하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그 단면도 그 사람의 일부인 것을 부정할 수는 없다.
정답은 없다.
David Bowie는 다양한 변신과 예상을 뛰어 넘는 파격으로 시대를 앞서갔다 평가한다.
그런데 Phil Collins에게 같은 평가가 따르지는 않았다.
같은 파격이라도 누구에게는 변신이고, 누구에게는 변절이란 딱지가 붙는다.
  
변신과 변절, 끝자는 다르지만 그 평가는 하늘과 땅만큼 차이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