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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음악세계/연도별 애청곡 100선

[91] 30. Angelo Branduardi - Il Funerale

by Mr.Doctor 2017. 1. 6.

[1991] 30. Angelo Branduardi - Il Funerale 

[1996 이탈리아 아트록 특선] 38. Angelo Branduardi - Il Funerale 


Angelo Branduardi (Official) 


Angelo Branduardi - Alla Fiera dell'est ('76, 3rd) 


1. Alla fiera dell'Est [5:26] 

2. La favola degli aironi [3:47] 

3. Il vecchio e la farfalla [2:59] 

4. Canzone per Sarah [4:21] 

5. La serie dei numeri [4:33] 

6. Il dono del cervo [3:17] 

7. Il funerale [8:10] 

8. L'uomo e la nuvola [3:49] 

9. Sotto il tiglio [2:57] 

10. Canzone del rimpianto [3:01] 


Tiziana Bettecini - Arpa 

Angelo Branduardi - Chitarra, Violino, Chitarra Ottavino, Liuto 

Gigi Cappellotto - Basso Elettrico 

Bruno De Filippi - Buzuki, Cuica, Banjo, Sitar, Armonica bassa 

Maurizio Fabrizio - Chitarra, Liuto 

Mario Lamberti - Percussioni 

Gianni Noanzi - Clarino, Pianoforte 

Andy Surdi - Batteria 


7. Il funerale 


Se viene la sera 

compagno non avrai, 

da solo farai la tua strada... 

E allora la prima sarà la faina, 

verrà per portarti paura. 

Se non la fuggirai, 

sorella ti sarà, 

è lei che davvero conosce 

l'ordine segreto che il fiume conduce, 

per il tuo passo il sentiero sicuro. 

Se viene la sera 

compagno non avrai, 

da solo farai la tua strada... 

Sarà solo allora che da te verrà il lupo, 

verrà per portarti paura. 

Se non lo fuggirai 

fratello ti sarà, 

è lui che davvero conosce 

il passo segreto che il monte ferisce, 

per il tuo capo il riparo sicuro. 

Seguendo la via 

che va verso il lago, 

tu troverai la sorgente, 

ritroverai la collina dei giochi, 


Angelo Branduardi - Alla Fiera dell'est 


시완 레코드사에서 Angelo의 음반을 계속 발매하면서 그의 음악을 좋아하는 한 사람으로서 큰 소리로 환성을 지를만큼 그의 음악은 필자 뿐만 아니라 아트록 매니어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일이었다. 물론 필자의 이태리 친구들은 한국에서 Angelo가 이태리 유수의 프로그레시브 그룹들과 어깨를 견줄만한 위치를 지니고 있다는 것에 다들 의아해 하지만... 그의 음악은 듣는이로 하여금 강한 흡인력을 가지고 빨아들인다. 그건 싸이키델릭이 가지는 비트의 강렬함이나 포크록이 지니는 가사의 저항성도 아니도, 쳄버록이 가지는 현란한 변박자의 퍼레이드도 아닌 그저 평범한 사운드이다. 흘러버릴 수도 있지만 마음에 꼭 담아두는 사람도 있다. 그의 음악은 너무나 아름답다. 너무 아름다와서 서러울 지경이다. 


그에 대한 프로필은 Art Rock 지 2호와 아울러 지금까지 공개되었던 그의 음반을 통해서 익히 알고 있으리라 여겨져 여기서는 생략하기로 하겠다. 1976년 그의 통산 세번째 작품인 'Alla Fiera dell'est (서쪽의 시장에서)'은 74년 동명 타이틀의 데뷔작과 이듬해에 발표된 두번째 작품인 'La Luna'와는 확실히 구별되는 점에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다시 말하면 두장의 앨범이 실험적인 사운드의 시도였다면 3집인 본 작품은 이제 그러한 실험주의 정신에서 벗어나 이태리만의 감성과 Angelo Branduardi 만이 만들어 낼 수 있는 음악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이 작품에서부터 그만의 색깔을 나타내고 있다. 미색의 은은한 커버처럼 다른 어떤 이태리의 칸따또레와는 확연히 차별되는 감수성을 느낄 수 있다. 해맑은 어린 아이의 웃는 모습처럼. 


정기적으로 열리는 옛날 시장에서 아버지가 사오신 쥐로부터 이야기가 전개되는 타이틀 곡 Alla fiera dell'est의 가사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연상법의 진행 방식을 가지고 있다. 잠시 번역가사를 음미해보면... 서쪽시장에서 적은 돈을 주고 나의 아버지는 쥐를 사왔다. 고양이가 와서 쥐를 잡아먹었다... 개가 와서 그 고양이를 잡아 먹었고 지팡이로 그 개를 내쫓았다... 서쪽시장에서 불을 피웠고 지팡이를 태워버렸다... 서쪽시장에서 불을 끄려고 물을 가져왔다... 서쪽시장에서 물을 마시려고 황소가 왔다... 황소를 죽이려 정육점 주인이 왔다... 서쪽시장에서 정육점 주인의 머리 위에는 죽음의 천사가 와 있었다... 서쪽시장에서 마침내 정육점 주인의 머리 위에, 죽음의 천사의 머리 위에는 절대자가 있었다... 

결국에는 아버지가 절대자, 즉 하나님을 만나게 된다는 이야기로 끝맺는 이 곡을 잘 들어보면 아무리 이태리어에 문외한이라도 안젤로가 똑같은 소절의 가사를 계속 꼬리를 물면서 반복하여 불러주고 있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어쿠스틱 기타 선율로 어우러지는 클라리넷 소리가 짙은 애상감에 젖게 하는, 경쾌한 리듬으로 시작되는 는 점점 흥을 돋우게 하는 곡으로 아지랑이 피어나는 언덕에 나플거리는 나비와 그런 모습을 그저 경외감으로 바라보고 있는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한 노인이 나비가 되는 꿈을 꾸는 내용의 가사이다. 최대한 낮은 목소리로 읊조리면서, 마치 시를 읽는듯한 어조로 부르는 , 아기자기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는 , 마치 인디언들의 제례 의식을 연상시키는 도입부로 이어지는 는 인간들이 자신들의 생명연장을 위해 무참히 죽이는 동물에 대한 주제를 담고 있다. 인디언의 전통 리듬과 멜로디를 중간에 삽입하여 극적 효과를 극대화 시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타이틀 곡인 와 함께 이 작품에서 국내 팬들에게 가장 널리 알려진 가 처절한 바이올린과 이에 곁들여지는 기타 연주가 한없이 서러운, 하지만 너무나도 아름다운 여운을 팽팽하게 유지시켜 주고 있다. 전반부에서의 비애감을 느끼게 하는 어쿠스틱 악기들의 조화가 끝나면, 이번에는 Angelo의 목소리가 에코우 처리되면서 그 반향(反響)으로 인한 감정의 폭은 그 깊이를 넓혀 간다. 는 또 한번 멋드러진 현악기들의 어케스트레이션을 접할 수 있다. 


다음곡 는 사랑을 통해 인생을 배운다는 내용을 노래하고 있다. 삶에 대해 보다 진지한 애정을 호소하는 로 그의 길고 길었던 여정은 이제 종착역에 다다랐음을 알 수 있다. 


"나는 두렵지 않다. 매우 오랫동안 노래해 왔기 때문에... 독수리가 영원히 나의 심장을 침묵하게 만들기 위해서는 나의 몸을 삼켜버리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 것이다." 이 가사는 77년에 발표한 그의 앨범 'La Pulce D'acqua'에 등장하는 가사이다. 그는 절대절명의 순간까지 노래할 것이다. 그것은 강자의 논리로 호소하는 노래가 아니라 진정 깨끗한 마음으로 약자의 편에 서서 언제나 그래왔던 것처럼 거기서 노래할 것이다. 글/이춘식 (http://www.siw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