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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음악세계/연도별 애청곡 100선

[88] 6. IL Volo - Canti E Suoni

by Mr.Doctor 2010. 5. 23.
[1988] 6. IL Volo - Canti E Suoni 
[1996 이탈리아 아트록 특선] 28. IL Volo - Canti E Suoni 

IL Volo - Essere O Non Essere? ('75, 2nd)

1. Gente In Amore
2. Medio Oriente 249000 Tutto Compreso
3. Canto Di Lavoro
4. Essere
5. Alcune Scene
6. Svegliandomi Con Te Alle Sei Del Mattino
7. Canti E Suoni

Alberto Radius - Guitar, Vocals
Vince Tempera - Keyboards
Gabriele Lorenzi - Keyboards, Vocals
Bob Callero (Olov) - Bass
Gianni Dall'Aglio - Drums, Vocals
Mario Lavezzi - Guitar, Vocals


IL VOLO - Essere O Non Essere

이태리만의 분위기
록음악에 있어서 이태리만의 분위기란 그들의 음악을 가장 잘 대변해주는 요소이기도 하다. 정통록의 관점에서 본다면 어딘지 이태리의 음악들은 그 세력이 조금은 위축되는 듯하지만 누구도 흉내낼 수 없는 이태리만의 독특한 분위기로 인해 자신들만의 독특한 성역을 구축하고 있다.

Opus Avantra, Saint Just, Pierrot Lunaire, Quella Vecchia Locanda, Il Rovecio Della Medaglia... 클랙식과 아방가르드, 그리고 민속음악이 혼재되어 있는 이탤리언 록신은 그 이국적인 향취와 이른 아침 촉촉히 잦아드는 이슬방울마냥 청자의 마음을 다룬다.

'가장 이태리다운 것이 세계적인 것'이라고 얘기하는 듯한 그들만의 진정한 'ART ROCK'. 좌파와 우파의 극단적인 대립과 경제적인 불황. 그리고 빈곤한 자기 가치관이 낳은 혼란 속에 억눌려있던 젊은이들... 그리고 그 울분의 도피처가 되어버린 이태리언 록. 그들에게만 존재하던 뿌리깊은 클래식 감각이 어우러져 당시 세계를 휩쓸던 Psychedelic의 영향을 받아 서서히 발전해가던 이태리언 록. 그리고 그 어설픈 꽃모양은 1970년을 기점으로 만개하게된다.

그리고 역사가 낳은 영웅들. Lucio Battisti와 Mogol. 이들의 전폭적인 후원으로 워밍업 중이었던 후에 이태리 록신에 이름을 박은 Formula 3. 명그룹에는 어디든 영웅이 존재하기 마련이듯이 Formula 3에도 두명의 영웅이 존재하게된다. 바로 Tony Cicco(가명 Cico) 와 Alberto Radius, 각각 드럼과 기타를 맡고 있으면서 Cico는 어느정도 여리면서도 촉촉한 보이스컬러로 Alberto Radius는 매력적인 허스키 보이스 컬러로 듣는 이들을 매료시켜왔다.

꽤나 오래전에... 본 음반을 구입한 필자는 그간 익히 들어왔던 Alberto Radius의 명성에 고무받아 꽤나 과한 기대를 하고는 본 음반을 트레이에 걸었다. 그리고 조용히 (La Grande Casa)의 기억을 되살려보며 음악을 기다렸다.

Il Volo = Drop(?)
필자는 본작을 끝까지 한 번 들어보고는 내 자신의 인내심에 경탄을 하고 조용히 CD를 꺼내 디스크 라이브러리에 꽂아버렸다. Formula 3의 'La Grande Casa'에서의 나긋나긋함과 우울한 정서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엇다. 이것이 필자의 어리석음이었다.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시도'는 간혹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올 적이 많다. 항상 우리들의 입에선 '지노'를 기대하게 되지만 정작 뮤지션들이 새로운 시도를 펼치게되면 사실 많은 이들이 '알고있던' 그들에 대한 아이러니 컬한 배신감을 느끼게 된다. 설령 그것이 진정으로 뮤지션의 내적인 표현욕구와 맞아 떨어진 것일지라도 청자들에겐 어색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는 내자신의 모순된 모습을 잠시나마 잊고 있었다. 아마도 머리속에선 늘 Formula 3의 모습들을 상상하고 있었을 것이다. 시간이 한참 흐른 후에 어느 감상회에서 필자는 팜플렛의 마지막곡으로 적혀있던 이들의 (Canti E Suoni) 되었고 아무 생각없이 엉덩이를 앞으로 주욱 빼고는 고개를 푹 숙이고 지난날의 실망감을 쓴웃음으로 지어올리면서 스피커에서 나올 소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Il Volo = Flight(?)
정말 진정으로 놀랐다. (Canti E Suoni)의 곡 후반부에 Main Show를 알리는 듯한 한 번의 드러밍이 울린 후 천천히 비상하는 Alberto Radius의 기타는 나도 모르게 상체를 꼿꼿이 세우며 눈을 크게 떴다. 놀라움. 그리고 본인의 음악적인 편견에 대한 질책이 한꺼번에 밀려 왔다.
Stoned!!!! 극적인 절정감에 올랐을 때 온몸이 빳빳하게 굳어버리는 현상이 일어났다. 그 이후로 (Canti E Suoni)는 정말 본인이 가장 사랑하는 곡 중의 하나가 되었다.
혹시나... Il Volo의 2집이자 마지막 음반인 본작을, 한 번만 듣고 평가하는 분들이 계시다면 정말로 진정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지금 당장 다시한번 꺼내서 들어보라고... Il Volo의 원뜻(Flight)와 딱 맞아떨어지는 음악적인 비상이다. 결국에는 이들에 대한 결론은 그들의 시작인 그룹명으로 종착하게 되는 것 같다.

Formula 3
아무리 '모방은 창조의 지름길'이라고 하지만 모방이 계속될수록 걷잡을 수 없는 매너리즘의 부작용은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대부분의 60년대말 이태리의 비트 그룹들이 이러한 오류를 범해왔고 그중 소수만이 그들의 비트감각을 창조적인 '진보의식'으로 승화 시키는데 성공했다. 'Dies Irae'라는 실험적인 데뷔앨범 으로 이태리 록신에 모습을 드러낸 이들은 데뷔앨범 으로 그들만의 독특한 연주력을 완벽하게 인정받기에 이르고 세 번째 작품이자 이태리 아트록 역사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게 되는 'Sognando E Risognando' 로 수퍼그룹으로 도약하게 된다.

하지만 이들의 음악적인 배경에는 Lucio와 Mogol이라 는 거두기에는 너무나 커다랗게 드리워진 이름들이 있었는데 마지막 작품이자 4집인 'La Grande Casa' 에서는 진정한 Formula 3의 색채만을 나타내는 데 성공했다.

낭만적이면서도 우울한 시적인 선율들이 대하기쉬운 '아트록'을 만들어내고 있다. 그리고 따사로운 Alberto Radius, Cico의 보컬은 이들의 음악적 정서와 더할나위없이 잘 어울리는 것이다. 아쉽게도 'La Grande Casa'를 끝으로 해산하게되며 Cico는 솔로음반 'Notte'를 발표하고 Radius는 바로 본 그룹 Il Volo를 결성하게 된다. 글 / 김상현 (http://www.siw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