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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음악세계/이탈리안 아트록 특선

[96 이탈리아 아트록 특선] 8. Umberto Balsamo - Natali

by Mr.Doctor 2017. 1. 22.

[1996 이탈리아 아트록 특선] 8. Umberto Balsamo - Natali 

[1990] 2. Umberto Balsamo - Natali 


Umberto Balsamo - Natali ('75, 2nd) 

1. Natali [4:00] 
2. Un Uomo E Un Suo Problema [4:03] 
3. Pappagalli Senza Sesso [3:39] 
4. Disordine Infantile [3:36] 
5. Non Dirmi No [4:22] 
6. Solo Io [4:33] 
7. Volente O Nolente [3:37] 
8. In Un Negozio Di Giocattoli [3:04] 
9. O Prima,Adesso O Poi [3:13] 
10. Natali (Extended version) [5:25] 







움베르또 발사모(Umberto Balsamo) - 나딸리(Natali) 


맑고 투명한 사운드, 갸날픈 목소리와 순수한 사랑의 가사에 담긴 슬픔의 카타르시스 
아트 록 & 프로그레시브 록이란 쟝르가 국내에 본격적으로 소개된지도 어느덧 십여 년이 훨씬 넘는 시간이 흘렀다. 어렵게 아주 어렵게 음반을 구해 들어야만 했던 주변 환경도 많이 변해서 왕성한 CD 재발매 작업으로 인하여 메일 오더를 통해 음반을 구입할 수 있고 뿐만 아니라 외국과 비교해서 전혀 뒤질 것이 없을 만큼 아니 오히려 국내에도 외국 친구들이 선호하는 음반들을 더 많이 갖춘 시장을 형성하면서 프로그레시브 록을 듣기에는 더 없이 좋은 환경이 되었다. 그러나 그에 반해 음악을 듣고자 하는 정열은 점차 식어가는 듯하여 아트록을 좋아하는 팬의 입장에서 그리고 이러한 장르의 앨범들을 만들어내는 가장 일선에 종사하는 담당자로서 안타까울 때가 많다. 요즘 같이 IMF의 타격으로 어려운 경제생활을 부담해야 하지만 아무쪼록 하루 빨리 다양한 음악 장르가 골고루 발전하여 대중들로부터 사랑 받는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풍성한 음악적 환경이 마련되었으면 하는 것이 간절한 바램이다. 

이탈리언 록의 황금기를 장식했던 많은 뮤지션들 중에서 일반적으로 수퍼 록 그룹들이 이태리 록음악의 외형과 내용을 동시에 발전시켰다면 이와 더불어 높은 음악적인 완성도를 추구하면서 그 빛을 더했던 부류가 있다면 그들은 아마도 깐따우또레들일 것이다. 그들은 이태리 깐쪼네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독특한 개성과 뛰어난 음악성으로 작사, 작곡에도 능통하였으며 때때로 자신들이 만든 곡을 다른 뮤지션들에게 주는가 하면 직접 부르기도 하면서 많은 주옥같은 곡들을 발표했다. 

루치오 바띠스띠(Lucio Battisti), 안젤로 브란두아르디(Angelo Branduardi), 끌라우디오 바리오니(Claudio Baglioni), 마우로 펠로시(Mauro Pelosi) 등 이태리를 대표하는 많은 깐따우또레들이 있지만 아티스트마다 자신들만의 독특한 음악적 색깔을 지니고 있기에 그 우위를 가리기도 힘들뿐더러 이러한 깐따우또레의 작품들은 이태리 음악을 듣는데 있어서 또 다른 기쁨을 배가시켜 준다. 흔히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악기는 인간의 목소리라고들 한다. 그럼 과연 인간의 목소리가 표현해낼 수 있는 영역은 어디까지일까? 문득 본작을 대하면서 이런 생각이 드는 것은 아마도 움베르또 발사모의 목소리에는 이 세상의 모든 슬픔이 베어있기 때문이리라. 그의 음색은 어찌 들으면 이태리적인 낭만과 지중해의 따사로움을 전달하기에 더 없이 부드럽고 달콤한 것 같으면서도 음반을 듣다보면 어쩌면 그렇게도 슬픔을 고이 간직한 채 듣는 이의 마음을 적셔 주며 노래하는지 너무나 감동적이다. 'Natali'는 'Malgrado tutto…l'angelo azzurro'와 함께 움베르또 발사모의 대표작으로 국내 팬들로부터 절대적인 지지와 사랑을 받으면서 끊임없이 재발매 요청을 받아온 앨범이다. 

그만큼의 충분한 가치를 부여해주는 본작은 맑고 투명한 사운드, 발사모의 갸냘픈 목소리와 순수한 사랑의 가사에 담긴 슬픔의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하는 아름다운 앨범이다. 또한 부드럽고 서정적인 멜로디에 울려 퍼지는 사랑의 노래와 화려하지는 않지만 잔잔한 소박함이 있고 애수에 가득 찬 오케스트레이션, 잔 피에로 레베르베리(Jean Piero Reverberi)의 클래시컬한 편곡 등도 본작을 감상할 때 귀 기울여야할 부분들이다. 레베르베리는 이태리의 대표적인 클래식 작곡가로 론도 베네치아노(Rondo Veneziano)의 중추적인 인물이면서 초기 루치오 바띠스띠(Lucio Battisti), 알룬니 델 솔레(Alunni Del Sole) 등의 작품들에서도 편곡자로 활약한 바 있으며 유명한 프로그레시브 록 그룹 레 오르메(Le Orme)의 앨범 작업에도 참여한 바 있다. 

첫 번째 곡은 'Natali'로 우선 이 한 곡만으로도 발사모의 매력적인 보컬과 본작의 작품성을 전달할 수 있는 너무나 유명한 곡이며 당시 유럽에서 크게 히트한 곡이다. 앨범의 처음과 마지막 트랙에 나뉘어 두 번 수록되어 있는데 굳이 차이점이 있다면 조금 색다른 편곡에 의해 수록 시간이 다르며 1번 트랙은 아름답고 감동적인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이며 마지막에 수록된 'Natali'는 전자의 익스텐디드 버젼(Extended version) 혹은 클래식 기타에 의한 어쿠스틱 버젼(Acoustic version)이라고 하는 것이 좋을 듯 싶다. 단아한 스트링을 배경으로 이름 모를 여성 보컬리스트와 화음을 이루는 듀엣곡 'Un uomo e un suo problema'에 이어 'Pappagalli senza sesso', 'Disordine infantile', 수록곡 중 유일하게 경쾌한 분위기인 'Non dirmi no', 일렉트릭 기타의 리듬도 들리면서 록 발라드곡을 듣는 듯한 'Solo io' 등. 후반부로 들어서면 오케스트레이션 연주가 점점 절정을 이루면서 어쿠스틱 기타와 피아노를 배경으로 진행되는 'Volente o nolente', 'In un negozio di giocattoli', 여성 코러스가 다시 등장하는 'O prima adesso o poi' 등 다양한 곡 구성을 보여주고 있다. 글/유연수 (http://www.siw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