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5월 10일 (금)

1. Tears (2112) / Rush
2. 시가 있는 음악세계
우체국 앞의 계단에
나는 수신인 부재로 반송되어 온 엽서처럼
구겨진 채 앉아 있었다
빨간 우체통이 그 곁에 서 있었고
또 그 곁에는 늙은 자전거가 한 대 웅크려 있었다
여름의 끝이었고 단물이 다 빠져나간 바람이
싱겁게 귓불을 스치며 지나갔다
아무도 그리워하지 않기 위하여
나는 편지 혹은 엽서를 안 쓰고 지낸 지 몇 해가 지났다
생각나는 사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애써 기억의 밭에 파종하지 않으려고 애썼다
길 건너편의 가구점 앞에서
낡은 가구를 부수고 있는 가구점 직원들,
그리움도 세월이 흐르면 저 가구처럼 낡아져
일순간 부숴버릴 수는 없는 것일까
나는 낡은 가구처럼 고요하게 앉아 있었다
정 그리워서 미쳐버릴 지경에 이르면
내 이마에 우표를 붙이고 배달을 보내리라
우체국의 셔터가 내려가고 직원들이 뿔뿔이 흩어져 갔다
여름의 끝이었고 나는 아직 무성한 그리움의 계절을
맞이할 준비가 안 되어 있었다

우체국 계단 (김충규)

3. Tardes De Bolonha (Existir) / Madredeus
4. Come To My Bedside My Darlin' (Greatest) / Brothers Four
5. Evergreen (Carnival Of Souls) / The Wishing Tree
6. Merry Go Round (Jump On It) / Montrose

* Fado 미니시리즈 (1)
7. Barco Negro (Fado Em Mim) / Mariza
8. La Chanson Des Vieux Amantis (Velho Fado) / Jorge Fernando

* 실황앨범 특선 Live at The Isle Of Wight (16)
9. What's Going On / Taste (Rory Gallagher)
10. Sugar Mama / Taste (Rory Gallagh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