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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영혁의 음악세계/연도별 애청곡 100선

[90] 43. England - Midnight Madness

by Mr.Doctor 2010. 5. 29.

[1990] 43. England - Midnight Madness

 

England - Garden Shed ('77, 1st) 

1. Midnight Madness [6:59]
2. All Alone (Introducing) [1:52]

3. Three Piece Suite [13:12]
4. Paraffinalea [4:13]
5. Yellow [5:28]
6. Poisoned Youth [16:16]

Martin Henderson - bass, vocals
Franc Holland - guitar, vocals
Robert Webb - keyboards, vocals
Jode Leigh - percussion, vocals, bass

 

 

 

 

 

ENGLAND - Garden Shed

돌이켜 생각해보면 지난 8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에 이르는 약 10년 정도의 기간은 프로그레시브 록 팬들에게는 아마도 잊지 못할 기간으로 기억될 듯 싶다. 80년대 후반부터 전 세계적으로 불기 시작한 70년대 초반의 프로그레시브 록 음반들의 CD 재발매 현상은 음반을 모으는 입장에서는 가히 정신을 못 차릴 정도로 극에 달했기 때문이다. 록의 종주국인 영국을 필두로 불기 시작한 이러한 재발매 현상은 곧이어 이웃인 독일, 프랑스, 이태리로 번져 나가기 시작했고 스페인을 비롯한 거의 전 세계 모든 지역에서 CD 재발매 작업은 선풍적이라 할 정도로 전 세계를 휩쓸었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에도 영향을 주어 다른 곳보다 늦기는 하였지만 전 세계적 분위기에 충분히 편승했다 할 정도로 좋은 음반들의 재발매가 이루어졌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그렇게 꺽일줄 모를 것 같던 CD 재발매 작업도 90년대 중반을 기점으로 조금은 풀어 꺽인 것 같다. 봇물 터지듯 쏟아지던 당대의 주옥같던 명반들이 이제는 거의 다 재발매가 이루어진 탓일까? 그래서 인지 음반을 모으는 입장에서도 수년전에 비해 요즘은 확실히 열기가 식고 있다는 느낌을 여러 통신 카탈로그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느끼게 된다. 물론 수 년간의 반복되는 음반수집 과정에서 약간은 참신한 감이 많이 떨어질 법도 하지만 확실히 한풀꺽인 해외의 CD재발매 상황이 피부로 느껴 진 탓이 아닐까 생각된다.
여기 그 수많은 재발매 상황 중에도 재발매 대열에 빠져 있어서 개인적으로 매우 안타까웠던 앨범 한 장이 소개가 된다. 바로 England의 (Garden Shed)가 그 앨범이다. 이 앨범은 그 동안의 추세로 견중 보았을 때 당연히 몇 해전에 재발매가 이루어졌어야 마땅함에도 불구하고 본국인 영국에서조차도 최근에야 CD로 재발매가 되었다. 자세히 따져보면 CD로 딱한번 재발매가 된 적이 있긴 하다. 지난 88년 당시 유럽의 다른 나라보다도 프로그레시브 록 앨범에 대한 CD재발매 열기가 일찍 불었었던 바로 이웃 일본에서 유명했던 EDISON European Series의 일환으로 CD로 발매가 되었다. 하지만 당시의 CD를 들어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LP에서 복각을 한 듯한 끌리는 잡음이 많이 섞여 있었기 때문에 과연 정식 루트를 통해서 재발매가 이루어 졌는지는 역시 의문이 가는 부분이다. 이유야 어떻든 당시 이 CD에서도 소량 배포가 되어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음악을 충분히 접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게 사실이었다. 지금 소개되는 England의 (Garden Shed) 앨범이 발매된다. 시기는 60년대 후반부터 불기 시작했던 프로그레시브 록의 왕성했던 작품발표가, 영국에서 이미 한풀 꺽인 후인 1977년의 일이다. 당시 본 작품에 참여했던 England의 멤버로는 Martin Henderson(베이스, 보컬), Franc Holland(기타, 보컬), Robert Wobb(건반, 보컬), Jode Leigh(타악기, 보컬) 등으로 이들도 역시 프로그레시브 록계에서 수 없이 찾아볼 수 있는 단 한 장의 앨범만을 남기고 사라졌던 그룹중의 하나이다.
처음 이들의 앨범을 받아보면 많은 사람들이 느끼시기를, 앨범 제작 시기자체가 70년대 중반을 넘긴 탓에 사운드 자체가 많이 가벼워진 연주를 들려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게 될 것이다. 물론 필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첫 번째 곡을 듣는 순간부터 이러한 노파심은 완전히 빗나간 것이 되었고, 그 출중한 뮤지션들이 숨가쁘게 내품었던 70년대 초반의 분위기로 이들은 필자 자신을 자연히 빠져들게 하였다. 그만큼 이들이 사운드는 앨범 발매 당시의 상황과는 분명 거리가 먼, 완벽한 정통 프로그레시브 록을 들려주고 있다. 한마디로 말해서 전형적인 4인 멤버로써 깔끔하고 화려하며 변화무쌍한 수준 높은 심포닉 록을 들려주고 있는 것이다.
총 여섯 곡을 수록하고 있는 본 앨범은, 대곡 지향의 곡 패턴 속에서 한곡 한곡 모두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는 곡들로 가득 차 있어, 자신 있게 70년대 후반의 숨겨진 걸작중의 하나라고 말할 수 있 다. 멤버 하나하나의 연주 수준도 수준 급으로 매우 탄력 있는 연주를 들려주고 있으며, 각 파트의 완벽한 조화, 자주 드러나는 넘칠 듯한 멜로트론의 물결 등 다분히 영국적인 정통 심포닉 록을 만끽 할 수 있는 훌륭한 앨범이라 말할 수 있다. 단지 한가지 이들의 앨범을 들으면서 아쉬운 점이 있다면 그 사운드 자체에서 느껴지는 분위기와 연주 기법이 자신들보다 한발 앞섰던 선배 그룹들의 분위기를 너무 노골적으로 느낄 수 있다는 점이 다. 특히 YES를 비롯해서 Genesis 심지어는 Gentle Giant, Fruupp 등 당대를 휩쓸었던 수퍼 그룹들의 필링을 조금은 직설적으로 느낄 수 있어서 오리지널러티 넘치는 사운드 면에서는 아쉬운 감이 드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부분을 제외한 전체적인 앨범의 완성도 면에서는 어느 것 하나 빠지지 않게 잘 다듬어진 훌륭한 앨범이다. 서두에 말했던 바와 같이 현재 세계적으로 재발매 상황이 분명 다소 주춤한게 사실이다. 단지 바램이 있다면 국내에서는 그러한 분위기에 휩쓸리지 않고, 계속해서 양질의 음반들이 빛을 보게 되고, 또 한 그러한 음반들을 즐길 수 있는 좀 더 넓은 매니아 층이 형성되기를 바라마지 않으며 이 한 장의 앨범이 상큼한 봄을 즐기시는데 좋은 친구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바이다. 글/맹경무 (http://www.siwan.co.kr)